젊은날의 창선
2021. 1. 18.
[교환학생 #4] 돌이켜보면 평범한 날도 많았네
낯선 타지에서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적응하는 것은 생각했던 것만큼 그다지 극적인 일은 아니었다. 매일매일이 도전이었지만, 나는 마치 전에도 해본 사람처럼 능숙하게 낯선 환경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물론 난 마트 점원이 스페인어로 봉지에 물건을 담아줄지를 물어보는 상냥한 질문조차도 바로 이해 못해서 점원의 목소리에서 상냥함이 거의 사라질 때쯤 가까스로 대답하기도 했고, 정처 없는 걸음 이후에 구글맵 없이는 귀가하지도 못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소한 일들은 오히려 유쾌함에 가까웠다. 장 보는 일, 귀가하는 길이 모험이 된 삶을 사는 동양의 소년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사야 하는 것들이 어디에 있는지, 점원의 질문을 정확히 해석하지는 못해도 대충 어떤 의미인지를 알아가고, 동네의 여러 ..